21.08.05 KBS 한국인의 밥상(민어회부터 노랑가오리찜까지! 싱싱한 낙월도 밥상 “그 섬에 살다, 낙월도”)
작성자
기획예산실
작성일
2021-08-09
URL
https://youtu.be/N5Q09Iyhry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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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그 섬에 살다, 낙월도” (2021년 8월 5일 방송)
전남 영광군에 속해 있는 작은 섬, 낙월도. 서해 칠산바다가 감싸고 있는 낙월도는 달이 지는 섬이라는 뜻으로 진달이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때는 전국 젓새우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전성기를 누렸지만 현재는 겨우 100여 명밖에 살지 않는 섬이다. 가게 하나 없는 섬에서 바다가 내어주는 보물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낙월도 사람들의 소박한 멋과 맛이 담긴 밥상을 만나본다.
■ 진달이 섬, 새우로 전성기를 누렸던 낙월도의 추억 상낙월도에 들어서면 ‘새우의 고장 상낙월도’라는 표석이 세워져 있다. 전국을 호령할 만큼 젓새우잡이의 중심지였던 낙월도에 대해 알 수 있는 문구다. 이 낙월도에서 나고 자란 장철진 씨는 올해로 40년째 젓새우를 잡고 있는 선장이다. 베테랑답게 갓 잡아 올린 젓새우는 상하지 않도록 바로 소금에 절인다고. 이렇게 절인 젓새우는 최상급이라고 불리는 ‘육젓’이 된다! 잡아 온 젓새우를 가지고 돌아온 곳은 낙월도의 사랑방이라고도 불리는 정자 아래. 평소 장철진 씨의 새우 선별작업을 도와주곤 한다는 나연금 씨와 염점래 씨. 낙월도의 전성기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그들이 젓새우 음식에 발을 벗고 나섰다. 어느 음식에 넣어도 다 어울린다는 젓새우. 젓새우에 간장, 고춧가루만 넣어 쓱쓱 버무린 젓새우무침은 쌀밥과 함께 먹으면 그만큼 최고의 반찬이 없을 정도라고. 게다가 아무리 비싼 돼지고기라도 젓새우가 들어가지 않으면 낙월도 사람들은 입에도 대지 않았단다. 젓새우와 함께 하는 음식들과 함께 지난 세월을 추억해본다.
■ 아픔을 품어주는 바다 – 여름 민어로 몸과 마음을 위로하다 새우의 고장인 만큼 민어가 넘쳐난다는 칠산바다. 백성의 물고기라는 뜻의 민어는 그 뜻과는 다르게 구하기가 힘들어 맛보기가 쉽지 않다. 그곳에서 민어를 잡고 있다는 김현상, 이순익 부부! 그들이 민어를 잡아 올리자마자 한 행동은 핏물을 빼주는 것이다. 민어는 잡아 올린 후에 바로 죽기 때문에 얼른 피를 빼내야 한단다. 그래야 잡내와 잡맛이 없어진다고. 갓 잡아 올린 민어는 버릴 것이 하나 없다. 뱃살로는 회를 뜨고 부레는 잘게 잘라 기름장에 찍어서 먹으면 그렇게 별미일 수가 없다고. 껍질은 끓는 물에 삶아 숙회를 해 먹는다. 낙월도 사람들에게 여름 보양식이 따로 필요 없는 이유다. 민어와 함께 낙월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노랑가오리! 가오리 살은 큼직하게 썰어 가오리찜을 해 먹고 가오리 간으로는 시래기국을 끓여 먹으면 별다른 반찬 없이도 맛있는 한 끼가 된다. 태풍 셀마로 인해 남편을 여의고 혼자 살아가고 있는 김미순 씨와 김춘자 씨는 서로를 의지하며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되었다. 인근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글을 배우고 있다는 그들. 바다가 주는 위로와 함께 정이 넘치는 밥상을 만나본다.
■ 비워야 채워지는 게 인생이다 – 하낙월도 사람들의 추억 바닷물의 염기에도 살아남는 하수오. 그 덕분에 낙월도에도 하수오가 자연 자생할 수 있었다. 도시에서 살다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최학균, 김행숙 부부. 13년째 하수오를 재배하며 살아가고 있는 부부가 보여준 것은 바로 하수오 효소! 깊숙이 묻혀있어 캐내기 어려운 하수오 뿌리를 채취해 만든 것이라고. 뿌리로는 간장과 차, 술도 담글 수 있다고 한다. 낙월도의 또 다른 자랑, 풀등. 사리때에 따라 풀등이 보였다 사라졌다 한다고. 이 풀등에서 맛조개를 캐내는 것은 낙월도 사람들의 놀이였다. 게다가 양파를 썰어 갖은양념과 함께 볶은 맛조개두루치기는 먹는 재미까지 있어 일석이조! 칠산바다의 귀중한 선물 병어와 덕대! 생김새는 닮았지만 먹는 방식이 전혀 다른 두 어종을 최학균 씨가 들고 왔다. 주로 찜으로 해 먹는다는 덕대는 감자를 아래에 깔고 물을 자박하게 넣어 끓이면 완성. 병어는 큼지막하게 썰어 소금간만 해서 토막젓을 해 먹었다고. 지금은 구하기 힘들어진 민어 역시 토막젓을 해먹던 시절이 있었단다. 그 시절을 대변하듯 정예순 씨는 여전히 젓갈을 해 먹는다며 숭어와 농어로 만든 젓갈을 보여준다. 고향 생각이 절로 났던 제철 음식을 맛보면서 추억의 밥상을 만난다.